UPDATED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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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 수, 곰팡이·결로·전기위험이 중첩된 한 가정이 던지는 주거복지의 질문


"하루를 버티고 돌아온 집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해서는 안됩니다."

지역사회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자립을 이어가고 있는 한 가족의 열악한 주거환경이 확인됐다. 이 가구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청년과 암 치료 후 체력이 크게 저하된 아버지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청년은 현재 기관에서 미화 업무를 하며 일하고 있고, 아버지 역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하루의 힘든 노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집은 이들에게 휴식과 회복의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벽과 천장, 욕실, 창호 주변 등 여러 공간에서 광범위한 습기와 곰팡이 의심 오염이 확인됐으며, 환기·위생 문제와 함께 전기설비 안전까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 확인됐다.


■ 주거환경 변화와 건강상태 변화가 반복된 사례

청년은 과거 겨울철마다 얼굴이 심하게 붓고 입술이 갈라지는 등 심각한 알레르기성 피부염 증상을 겪어 지속적으로 보습제를 사용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8년 전 결로 문제를 줄이기 위한 단열 조치를 실시한 뒤에는 약 3년간 증상이 크게 호전됐으나, 이후 기존 단열 마감재가 제거되고 일반 종이벽지로 다시 시공된 뒤 곰팡이가 빠르게 재발하고 실내 습기 문제가 다시 심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경과만으로 특정 주거환경이 피부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거환경 개선과 증상 호전, 이후 결로·곰팡이 재발과 생활환경 악화가 시간적으로 반복됐다는 점은 건강취약가구의 주거개선이 단순 도배나 청소가 아니라 전문적인 원인 진단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함을 보여준다.

■ 지원은 있었지만, 실제 생활은 개선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늦게까지 일을 하고, 청년 역시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가정에서는 식사 준비와 가사, 주거환경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찬 지원이 이루어진 적도 있었지만 정작 밥을 지을 수 있는 생활여건이 되지 않아 지원된 반찬조차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례는 복지서비스가 ‘무엇을 제공했는가’가 아니라 ‘그 지원으로 실제 생활이 나아졌는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과 실제 돌봄이 가능한지는 다르며, 소득이 있다는 사실과 안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다르다.


 

■ ‘집수리 실적’보다 ‘위험이 실제로 줄었는가’를 확인해야

주거환경개선은 외관을 깨끗하게 만드는 작업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결로·누수·환기·단열·전기·위생 등 위험의 원인을 먼저 진단하고, 개선 후 동일한 위험이 재발하지 않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건강취약가구의 경우에는 거주자의 건강상태와 생활기능까지 함께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 지역사회 연계로 뒤늦게 시작된 현장 확인

현장 위험상태를 확인한 사회적협동조합 하효선 이사장은 주거환경 사진과 생활상황을 지역 활동가들에게 공유하고 지원 필요성을 요청했다. 이후 관할 동주민센터가 직접 가구를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으며, 현재 필요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거는 단순히 비를 피하고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생활공간이다. 지원 필요성을 소득수준 하나로 판단하기보다 건강상태, 장애, 생활기능, 실제 돌봄 가능 여부와 주거위험을 함께 평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


■ 정책적으로 필요한 전환

  · 소득 중심 선별에서 건강·생활기능·주거위험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

  · 결로·누수·곰팡이·환기·전기·위생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뒤 시행하는 전문 주거개선

  · 주거개선 후 재측정과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사후관리 체계 구축

  · 장애인·암 치료 후 회복기 환자·만성질환자 등 건강취약가구의 우선순위 강화

  · 식사·가사·주거·돌봄을 개별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가구 단위로 연계하는 통합지원

  · 동주민센터와 지역 활동가, 복지기관, 주거전문기관이 위험가구를 함께 발굴하는 

    지역 협력체계 구축

자립하기 위해 애쓰고, 자신의 노동으로 삶을 유지하려는 시민에게
안전한 주거환경은 보상이 아니라 기본조건입니다.

집은 가장 먼저 사람을 보호해야 합니다.
주거는 건강과 안전이 시작되는 곳이어야 합니다.


 기자 : 유지혜    작성일 : 26-09-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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