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수강명령 교육 강사 강 용
민식이 법은 지난해 9월 11일 충남 아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서 붙인 법률안이다. 당시 9살의 김민식 군의 안타까운 죽음에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가족과 시민단체의 호소와 여론의 반향으로 일명 ‘민식이 법’이 같은 해 2019년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해 12월 24일 공포되고, 올해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즉, 스쿨존 안에서 교통사고로 어린이를 상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보험 가입에 상관없이 형사처분 대상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 교통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인데도 스쿨존에서는 과실비율이 완전히 0%가 아니고서는 속도를 줄여 기어가다시피 운전을 하더라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는 운전자에게 3년 이상 징역형에서 무기형까지 처하게끔 되어있다. 불가항력적 사고 외 운전자가 단 1%의 과실이라도 인정된다면 민식이 법 적용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 운전자들의 공포심과 불안감이 큰 것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교통사고 범죄자에 대한 처벌보다도 가혹하고,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운전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민식이 법에 대한 원성이 높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민식이 법, 다수 교통관련 전문가들도 민식이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개별적 교통사고 처분결과에 있어서 무차별적, 기계적인 처벌에 대해서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필자도 어린이가 도로에서 특별히 더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에는 100% 공감한다. 그럼에도 민식이 법이 운전자 처벌에 포커스를 맞추어 여론에 떠밀려 급조된 감이 없지 않은 점은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교통사고는 사람, 도로, 차량 3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어느 한 요소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인명사고와 직결되기에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그중에서도 부주의한 사람 요소가 교통사고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우리 사회가 ‘민식이 법’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법규정을 꼼꼼히 살펴서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서 올바른 교통 습관을 기르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유치원을 비롯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어린이 교통 교육을 정규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중·고등 청소년을 대상으로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들은 지자체의 문화센터 등을 활용해서 교통 교육을 받도록 하자. 지자체가 주민을 상대로 취미생활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기예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통사고예방 차원에서 준법운전, 준법 보행, 배려 운전, 배려 보행, 올바른 주차문화 등 교양 교통 교육 강좌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도 이쯤에서 고민해볼 시기인 것 같다.